국내 건설기계업계 재도약 전초기지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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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사회의 경제제재 조치로 굳게 잠겨있던 이란시장이 마침내 빗장을 풀게 된다.
그동안 한국의 건설 및 시공 관련 시장에서‘황금알을 낳는 거위’로 여겨졌던 중동 지역에서 이른바 가장 ‘큰 손’으로 평가됐던 이란이기에 한국의 건설업계가 거는 기대는 상당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이란 시장을 겨냥한 건설기계업계의 판로개척 및 현지화 행보도 빨라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란 정부 역시 오는 2020년까지 약 214조원 규모의 대형건설 프로젝트를 발주하겠다고 발표를 인용한 내외신 보도가 잇따르면서 그동안 잔뜩 움츠려 있던 건설기계업계도 기지개를 펼 것으로 전망된다. 실제 국내 기업들의 행보도 빨라지고 있다.


한 유력매체의 관련보도에 따르면 “국내기계 부품과 건설업체 등은 이란에서 사회기반시설(SOC) 발주가 줄 이을 것으로 보고 진출 채비를 갖추고 대기하고 있다”면서 “이란지역의 도로, 철도, 항만, 댐, 병원 등 인프라 공사와 주택 건설공사가 대거 발주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보도한 바 있다.


이란은 과거부터 철강, 수송기계, 기초산업기계, 석유화학 분야의 교역이 유난히 많았던 터라 세계 건설관련 기업들의 성장 전초기지 역할을 톡톡히 해왔다. 이란은  중동지역에서 손꼽히는  자원부국으로 유명하다.


원유 확인 매장량 세계 4위, 천연가스 매장량 세계 2위 등 각종 자원이 풍부해 석유 관련 중공업과 자원 발굴 기반시설 재건 등의 기회요소를 살펴볼 수 있다.
이에 본지는 이란의 경제제재 조치 해제에 따른 글로벌 시장의 용직임과 정부 주도의 대응방안, 기반시설 재건 및 리빌딩에 있어서 국내 건설기계부품업계가 누릴 수 있는 기대효과는 무엇인지 진단, 분석해 보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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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 숨통 튼 ‘유럽’, 주도권 경쟁 유리한 위치 선점

 

미국과 함께 이란에 대한 경제압박에 있어서 가장 큰 역할을 양분해 왔던 유럽연합이기에시장재편에 있어서 유리한 고지를 선점할 것으로 전망된다.


정치적인 입장에서 미뤄봤을 때, 이란정부 입장에서도 경제제재의 한 축이었던 유럽연합의 입김을 무시할 수 없을 것이라는게 국내외 경제전문가들의 대체적인 평이다.


경제적인 측면에서도 유럽의 경우 이란과 전자금융거래가 가능하다는 점, 자유로운 비자발급이 가능하다는 특이사항을 미뤄봤을 때, 이란시장을 노리는 세계 각국 기업들 중 유럽 기업들은 이란에서 불필요한 제약없이 자유롭게 활동할 수 있다는 분석도 지배적이다.


실제 유럽기업들의 러쉬도 경쟁국 기업들 보다 한 발 앞서 나가고 있는것으로 나타났다. 한 유력 외신보도에 따르면 독일과 영국, 프랑스 등의 주요기업들은 정부와 공조로 이란시장 공략에 가속도를 붙이고 있다고 보도한 바있다.


이 보도에 따르면 “독일 지그마어 가브리엘 독일 경제장관은 주요 독일기업 관계자를 포함한 100여명의 대규모 경제사절단을 이끌고 이란 수도 테헤란을 방문해 고위 관료들과 만난 바 있으며, 영국과 프랑스, 스위스 역시 정부 고위급 경제관료들이 이란을 방문했다”고 보도했다.

 

팔 걷은 정부, 이란시장 재진입 위한 ‘시장개척단’구성


그동안 국내 건설사들은 시공 능력에 견줘 자금조달 능력이 부족해 경쟁력에 밀린다는 불만을 제기해  왔다. 반면 신흥경쟁국으로 부상하는 중국 뿐 아니라 일본, 프랑스 등 선진국 업체들은 자국 정부로부터 파이낸싱지원을 받아왔다. 이번엔 다르다. 우리 정부의 이란시장 공략 가시화를 위한 잰걸음을 보이고 있는 것.


국토교통부 유일호 장관은 최근 국정보고 회의석상에서 경제 제재 해제 이후의 이란 건설·플랜트 시장 재진출을 도모하고 우리 기업의 진출 분야를 다각화하기 위해 시장개척단 지원활동에 나선다고 발표한 바있다.


이번 시장개척단은 정부뿐만 아니라 한국도로공사, 한국수자원공사, 수출입은행 등 공기업과 엔지니어링업체·시공사 등 민간 기업이 함께 한국의 기술력을 널리 알리기 위해, 민관합동 형태로 구성되었다.


우리 기업들의 진출 재개를 위한 선제적 건설 외교가절실한 상황으로, 이번 시장개척단은 석유부·에너지부·도로도시개발부 장관, 국영석유공사(NIOC)·국영석유화학공사(NPC) 면담을 통해 앞으로의 시장 전망을 살피고, 경제 제재의 단계적 해제 일정에 따라 우리기업의 진출방안을 모색해 나갈 계획이다.


특히, 기존의 가스처리·발전시설  뿐만 아니라 토목·건축분야 에서의 우리기업들의 진출방안을중점 논의 할 계획이다.


이란 석유 생산량 증대에 따라 원활한 수송을 위한 교통인프라 사업뿐만 아니라, 최근 아랍에미리트(UAE) 등 중동 지역과 활발히 진행하고 있는 중동 맞춤형 해수담수화 플랜트의 도입에 대해서도 논의할 예정이다.


유일호 장관은 “이란은 작년 11월 서울에서 열린 아시아태평양 주택도시장관회의(APMCHUD)에 참석하여 항만, 공항, 철도, 교통, 토지개발 및 주택건설 등 다방면에서의 협력을 원한다”면서 “고위급 초청 워크숍 개최 및 장관 초청 등을 제안한 바 있어, 이번 시장개척단을 통해 실질적인 협력 방안이 마련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전했다.

 


건설기계업계, 수출기회 확대 예상… 경쟁력 강화 및 정부 협력 선제돼야


중동과 이란은 우리기업의 중점시장으로, 최근 플랜트 외에 수자원, 교통, 신도시 등 다양한 분야에서 수요가 증가하고있어, 그간 플랜트 중심으로 입증된 기술력을 바탕으로 건설 및 기계 등 다양한 분야로 진출을 확대해 나갈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현재 국내업체 중에서는 대림과 삼성 등 건설사와 가전회사들이 진출해 있으며, 포스코도 제철 공장 건설과 함께 한전과발전소건설도추진중인것으로알려지고있다.
 

현대경제연구원이 발표한 최근 보고서에 따르면“이란의 수출 제재가 풀리면서 제조업 생산이 늘면 한국의 차량, 철강, 기계류 및 부분품의 수출 기회가 확대될 것”이라고 전망하면서 “더불어 이란은 원유생산 시설 확대 및 개보수 뿐 만 아니라, 토목과 건축사업에서도 다양한 공종의 프로젝트가 추진되고 있다. 따라서 기존에 유지했던 플랜트(산업설비) 부문 외에도 토목과 건축부문에서의 수주확대도 기대된다”고 발표했다.


한 건설기계 업계 관계자는 “중동 경제제재 기간 동안 중국, 인도 등 국가들이 막대한 국가자본을 바탕으로 이란의 건설, 플랜트 등 시장으로 진출한 상황이기에 국내기업들의 원활한 진출이절대 녹록치않을 것”이라고분석했다.


또 다른 관련업계 관계자 역시 입장을 같이하면서 “정부 차원에서 현지화 홍보 및 지원전략이 반드시 수반돼야 한다. 동시에 수출금융·무역보험 등 금융지원을 확대하는 등 이란 진출기업들에 대한 보장성강화 대책 마련될 필요가 있다”면서 “또한 이란의 경제제재 해제 조치가 본격화될 시기를 대비하여 국내 대기업들의 이란 투자 진출 기회도 적극 모색해 건설기계업계와 공생할 수 있는 환경도 조성되야한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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